급매 아파트를 찾는다고 할 때, 그냥 호가 낮은 매물을 고르는 게 아니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. 문제는 '그럼 뭘 봐야 하냐'인데, 토허맵 급매지수에서 90점 만점을 받은 네 곳을 들여다보니 전부 저층이었어요. 점수만 보면 초급매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는 층수 프리미엄이 빠진 것뿐이었거든요. 이 데이터를 근거로 급매를 제대로 걸러내는 방법을 정리해봤어요.
■ 급매 아파트, 객관적으로 고르기 어려운 이유
네이버에 올라온 호가만 봐서는 '이게 진짜 싼 건지' 알기 어려워요. 이유가 네 가지 있어요.
● 호가와 실거래가 다름 — 네이버에 뜨는 건 매도인 희망가, 실제 계약은 더 낮을 수도 높을 수도 있어요
● 단지별 적정가가 다름 — 같은 평형이라도 단지마다 평단가가 다르니 절대 금액 비교는 의미가 없어요
● 전고점 대비 위치 — 2021~2022년 고점에서 얼마나 빠졌는지 봐야 '할인'의 맥락이 잡혀요
● 매물 나이 — 3개월 넘게 안 팔린 매물은 가격 조정 여지가 큰 경우가 많아요
이 네 가지를 매물마다 수동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죠. 그래서 토허맵은 이걸 지수로 묶었어요.
■ 토허맵 급매지수 4가지 신호
급매지수는 네 개 요소에 가중치를 달리 줘서 0~100점으로 환산한 값이에요.
● s1 실거래 중앙값 대비 할인율 (가중치 40%) — 같은 단지·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 중앙값과 호가를 비교
● s2 동면적 평균 대비 할인율 (30%) — 같은 단지 비슷한 면적대 호가 평균과 비교
● s3 전고점 대비 하락폭 (20%) — 단지 역대 최고 실거래가에서 얼마나 빠졌는지
● s4 매물 등록 기간 (10%) — 오래 안 팔린 매물일수록 조정 여지가 큼
점수에 따라 90점 이상은 "super_bargain", 70~89점은 "bargain", 50~69점은 "watch" 등급으로 나눠요. 현재 전국에서 관측 중인 급매 매물은 127건이고, 이 중 90점 이상은 네 건뿐이에요.
■ 그런데 90점 네 곳이 전부 저층이었어요
이번에 급매지수 상위 네 곳을 뽑아보니 공통점이 있었어요. 전부 저층 매물이었거든요.
● 현대베네시티 (부산 해운대구 우동) — 전용 169㎡(약 51평) 15억원, 점수 90.0, 저층. 직전 실거래는 9층에서 17.6억이었고, 전고점은 2021년 9월 32층 21.8억이에요
● 수성롯데캐슬더퍼스트 (대구 수성구) — 전용 84㎡(약 34평) 6억 5,000만원, 점수 90.0, 저층. 직전 실거래는 15층 8억 700만원
● 송도더샵8단지그린애비뉴 (인천 연수구) — 전용 101㎡(약 41평) 8억 3,000만원, 점수 90.0, 2층
● 송도풍림아이원1단지 (인천 연수구) — 전용 114㎡(약 45평) 6억 2,000만원, 점수 90.0, 1층
저층은 원래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라도 중층·고층보다 10~15% 정도 낮게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에요. 채광·조망·소음 영향을 받으니까요. 그러니까 "실거래 중앙값 대비 18% 할인"이라는 수치가 나왔어도, 그중 10~15%는 층수 디스카운트로 설명이 되는 거죠. 점수 90점이 곧 "시세 대비 진짜 싸게 나온 매물"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얘기예요. 저층이라도 직접 실거주 용도로 선호하는 분이면 의미 있는 가격일 수 있지만, 단순히 점수 순위로만 판단하면 오해가 생겨요.
■ 중층 이상에서 진짜 할인폭이 큰 급매 3곳
그럼 층수 프리미엄이 빠지지 않은, 중층 이상의 진짜 급매는 어디일까요. 점수는 조금 낮지만 실질 할인폭이 유의미한 세 곳을 꼽아봤어요. 할인율은 s1 기준, 즉 같은 평형 실거래 중앙값 대비예요.
● 신반포자이 (서울 서초구 잠원동) — 전용 84㎡(약 34평) 36억 5,000만원, 중층. 실거래 중앙값 대비 23.16% 낮아요. 607세대 단지에서 중층 84㎡가 이 정도 할인폭으로 올라온 건 드문 케이스예요
● 대연롯데캐슬 (부산 남구 대연동) — 전용 84㎡(약 34평) 6억 9,000만원, 중층. 실거래 중앙값 대비 13.64% 낮아요
● 문지효성해링턴플레이스 (대전 유성구 문지동) — 전용 84㎡(약 34평) 6억 5,000만원, 중층. 실거래 중앙값 대비 9.72% 낮고, 1,142세대 대단지예요
세 곳 모두 같은 전용 84㎡인데, 지역별로 가격대가 완전히 다르다는 게 눈에 띄어요. 서울 서초의 36억과 대전 유성의 6억 5천이 같은 면적에서 벌어지는 거니까요. 급매 아파트를 볼 때는 절대 금액보다 '같은 단지·같은 평형의 실거래 중앙값에서 얼마나 내려왔는지'를 봐야 의미 있는 비교가 된다는 걸 이 세 곳이 잘 보여줘요.
※ 데이터 기준: 네이버 부동산 매매 호가 및 국토부 실거래 신고. 호가는 실거래가 아니며, 거래 성립 시 가격은 달라질 수 있어요.
■ 정리하면 급매지수는 점수와 층수를 같이 봐야 해요
결국 급매 아파트를 고를 때 점수 하나만 믿으면 저층 매물을 '초급매'로 착각하기 쉬워요. 4가지 신호로 계산된 점수는 훌륭한 출발점이지만, 거기에 층수·세대수·직전 실거래 층 정보까지 같이 봐야 실제로 시세에서 빠진 매물인지 아니면 원래 저층 디스카운트인지 구분이 돼요. 토허맵에서 급매지수와 저층 제외 필터를 함께 보면 이 판단을 직접 할 수 있어요.